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통도사[通度寺]의 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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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풀피리™ 작성일2007-04-09 12:43 조회5,231회 댓글13건

본문





돌다리를 건너는 사람들..
































































































































































































































































































































































































































































































통도사의 봄날..







자동차도 없고, 전기도 없던 시절.
어느 절에서 세 스님이 만났다.
절 자랑이 시작되었다. 한강 이북에서
가장 컸다는 금강산 마하연 선방에서
온 스님이 입을 뗏다. "미하연 선방은
얼마나 큰지 한철(동안거 혹은 하안거)을 같은
방에서 살고도 만행[萬行]하다 만나면 서로
얼굴을 모릅니다."
그러자 해인사 스님이 받아쳤다.
"해인사 해우소(화장실)가 얼마나 깊은지
정월 초하루에 똥을 누면 섣달 그믐날
'툭'하고 떨어지는 소리가 들리죠."
가만히 듣고 있던 통도사 스님이 나섰다. "통도사에서 팥죽을 끓였는데 얼마나 솥이 큰지
저을 수가 없었어요. 그래서 할 수 없이 배를
띄워서 저었죠."
스님들 사이에 내려오는 우스갯소리다.
그만큼 통도사는 컸다. 그리고 넉넉했다. 굵직굵직한 노송이 1.5km에 달하는 진입로를 양쪽에서 감쌌다.
일주문까지 가는 길이 솔내 물씬한 '소나무 터널' 같았다. 곁에는 폭이 15m는 족히 되는 널따란 개울이
흘렀다. 물고기가 노닐고, 솔살이 비칠 만큼 맑았다. 그렇게 통도사의 첫 맛은 담백했다.
'方袍圓頂常要淸規(방포원정상요청규) 異性同居必須和睦(이성동거필수화목).' 일주문 앞 두 돌기둥에
새겨진 글귀다. '머리 깎고 장삼입은 이는 항상 청규를 지켜야 하고, 성이 다른 대중이 모여 사니 반드시
화목하여야 한다.' 통도사 스님들이 가슴에 새기고, 또 새기는 말이다. 통도사의 선풍은 유연하고,
넉넉하고, 가족적이고, 화기애애하다. 한 마디로 '담백함'이다.
대웅전부터 달랐다. 안에는 높다란 단이 마련돼 있었다. 초도 켜져 있고, 꽃도 놓여 있었다. 그런데
정작 있어야 할 불상이 없었다. 불단은 텅 비고, 아무것도 놓여 있지 않았다. 거길 향해 사람들이
108배를 하고 있었다. 궁금했다. '그럼, 저 간절한 기도는 어디를 향한 걸까.' 이유가 있었다. 대웅전
뒤뜰에 사리탑이 있었다. 그곳에 석가모니 부처의 진신사리가 모셔져 있다고 한다. 사람들은 텅 빈 불단,
그 너머를 향해 몸을 숙이고 있었다. 어찌 보면 맞는 얘기다. 불상도 없고 사리탑도 없는 자리, 형상이
몸을 비운 그 자리에서 본질이 드러나기 때문이다. 그래서 허공을 향한 기도가 더 절절하게 다가왔다.
온전하게 텅 빈 자리, 거기가 바로 온전하게 꽉 찬 자리인 까닭이다.

.......... 중략 ....................

천진스님은 "내 안에 빚어놓은 것을 여의어야 한다"고 했다. "그래야 화두가 풀리죠. 내가 느끼는 감정은
환영이고 착각입니다. 감정과 견해의 모습법(相法)에서 벗어나야 선의 문턱에 닿습니다." 스님은 또
"한국 불교가 기복(祈福.복을 구함)을 벗어나야 한다"고 지적했다. "기복은 불교의 본위가 아님을
스님네가 끊임없이 가르쳐야 합니다. 불교는 삶의 주체를 밝히는 것이죠. 그래서 삶에 끌려다니지 않고,
삶을 부리는 사람이 되도록 하는 것입니다. 기복을 통해선 불가능한 일이죠."
대웅전 뜰로 갔다. 전각에 달린 동서남북의 현판이 다 달랐다. 북쪽에서 보면 '적멸보궁', 남쪽은
'금강계단', 동쪽은 '대웅전', 서쪽은 '대방광전'이다. 어디가 앞이고, 어디가 뒤일까.
도문스님은 "아니 계신 곳 없이 충만한 부처님을 뜻하죠. 법계에 앞이 어디 있고, 뒤가 어디 있겠습니까.
둥근 원처럼 어딜 봐도 정면이죠. 앞뒤를 나누는 순간, 치우침이 생깁니다"라고 했다. 그때 북이 울었다.
범종루로 달려갔다. 가사를 두른 스님들이 북을 쳤다. '두리두리 둥둥둥'. 북소리는 사방으로 날아갔다.
영축산의 산그림자를 때렸다가, 순식간에 산문 밖 개울을 휘돌았다. 이 시간과 공간에 북의 울림, 부처의
숨결을 피할 수 있는 생명이 있겠는가. 뜰에 선 홍매(紅梅)조차 '파르르' 꽃잎을 떨었다.




사진 : 풀피리™ (woongs)

글쓴이 : 백성호 기자 (중알일보)

댓글목록

상혁이님의 댓글

상혁이 작성일

  분위기가 좋은 사찰이네요. 울 앤이랑 함께 가야지 ㅎㅎ

풀피리™님의 댓글

풀피리™ 작성일

  경남 양산에 위치한 통도사는 분위기있는 사찰이더군요. 사계절에 따라서 느낄 수 묘미가 다를거예요. ^^

(^-^)못난이님의 댓글

(^-^)못난이 작성일

  조용한 산사에 다녀오셨군요 꽃들이 이쁘네요

B-Hiro님의 댓글

B-Hiro 작성일

  静かなたたずまいにに心が安らぎます。
ここでは時間がゆっくり流れている気がします。
カイドウの花の写真がとても綺麗ですね。
通度寺はきっと四季折々に美しい姿を見せてくれる事でしょうね。

풀피리™님의 댓글

풀피리™ 작성일

  通度寺は季節ごとに美しさが違うと言います.
静かな山寺は時間がゆっくり行くことみたいです. ^^

사과꽃님의 댓글

사과꽃 작성일

  님의 사진은 언제나 봐도 간결하면서도 내용이 충실해서
내 마음에 쏘옥 듭니다.
안가 봐도 가본듯 ....
내게도 님과 비슷한 또래의 아들 둘이 있는데
한 아이는 나와 비슷해 아침에 일어나 푸른하늘만 봐도
아 - 그냥 넘기기 아까운 날씨야  하며
아침 일찍 둘이 공원으로 내달아 나가던 아인데
이젠 결혼해 제 생활이 있어 바쁘고
한 아이는 영 취미가 아니니 강요할 수도 없고...
오늘도 사진 즐감하고  갑니다.

풀피리™님의 댓글

풀피리™ 작성일

  사과꽃님~ 나이가 지긋하신 어르신이군요. ^^
좋은 격려의 말씀을 해주셔서 감사합니다. 웅스넷(woongs.net)이 존재할 수 있는
이유는 선생님처럼 잊지 않고 찾아주시는 분들이 계시기 때문입니다.

항상 건강하시길 바랍니다. ^^

anna님의 댓글

anna 작성일

  사진도 이렇게 감동을 줄수 있구나 라는 것을 느낍니다.    매일 매일 좋은 5월 되시길!

풀피리™님의 댓글

풀피리™ 작성일

  anna님~ 과찬의 말씀이군요. 평범한 아마추어의 사진을 너무 좋게 평가해주셔서 감사합니다. ^^

박하향기님의 댓글

박하향기 작성일

  해가 갈수록 멋져 지시네요 ..사진이 *^^~..꽃 사진이 너무 사랑스러워서 안 퍼가면 잠 못 이룰 것 같아 담아갑니다.

풀피리™님의 댓글

풀피리™ 작성일

  박하향기님~ 격려의 말씀을 해주셔서 감사합니다. ^^

문성만님의 댓글

문성만 작성일

  지척에 두고 많이 가보진 못했네요. 통도사의 새로운 모습 잘봤습니다.

풀피리™님의 댓글

풀피리™ 작성일

  통도사는 아름다운 사찰입니다. 암자도 많고 산세가 좋아서 운치가 있거든요.  한번 가보세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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