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가 잠들 때 - 자크프레베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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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풀피리™ 작성일2020-08-16 10:13 조회697회 댓글0건관련링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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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가 잠들 때 - 자크프레베르
넌 밤마다 잠든다
난 불면에 시달린다
난 네가 자는 걸 본다
그것이 날 고통스럽게 한다
꼭 감은 네 눈 길게 뻗은 네 몸은
날 슬프게 한다
별안간 네가 웃는다
자면서 넌 웃음을 터뜨린다
지금 이 순간 넌 어디에 있는 거니
어느 다른 사람과 함께
아주 먼 어느 다른 곳에 가 있는 게지
그래 그 사람과 함께 아마 날 비웃고 있는 게지
넌 밤마다 잠든다
난 불면에 시달린다
난 네가 자는 걸 본다
그것이 날 고통스럽게 한다
네가 잠을 자면서도 날 사랑하는지
나는 모른다
비록 넌 지금 내 곁에 있지만
그래도 너무나 멀리 있다
비록 난 지금 알몸으로 네 곁에 누워 있지만
그래도 난 마치 거기에 없는 것 같다
네 심장의 무심한 고동 소리가 들린다
그게 네 심장의 고동 소린지 나는 모른다
더 이상 아무 것도 모른다
언젠가 네가 더 이상 날 사랑하지 않는다면
네 심장도 그만 뛰었으면 좋겠어
넌 밤마다 잠든다
난 불면에 시달린다
난 네가 꿈꾸는 걸 본다
그것이 날 슬프게 한다
밤마다 난 온통 눈물로 지샌다
넌 꿈을 꾸고 넌 웃는다
이제 더 이상 견딜 수가 없다
분명 어느 밤인가에 난 너를 죽이고 말리라
그러면 네 꿈은 끝나리
나마저 죽으면
내 불면도 끝나리
우리 둘의 시체는 뒤엉켜
이 큰 침대에서 함께 잠들 수 있으리
넌 밤마다 잠든다
난 불면에 시달린다
난 네가 꿈꾸는 걸 본다
그것이 날 슬프게 한다
날이 새면
문득 넌 잠에서 깨어나
내게 미소 짓는다
햇빛과 함께 미소 짓는다
난 더 이상 밤은 생각지 않는다
넌 언제나 똑같은 말을 한다
어젯밤엔 잘 잤어?
난 지난밤처럼 대꾸한다
물론이야 그것도 아주 편히.
밤마다 네 꿈을 꾸면서
.
.
.
.
.
“언젠가 네가 더 이상 날 사랑하지 않는다면
네 심장도 그만 뛰었으면 좋겠어 “
정말 섬뜩하지만 아름답고 섬세한 시라는 생각이 든다.
불면증에 시달리는 이가 남자인지 여자인지 시에선 설명이
없지만, 무모한 사랑의 열정과 질투가 묘사된 내용이다.
열병처럼 사랑에 빠진 적이 언제였는지 이젠 기억마저 희미해진다.
멀리서 바라만 봐도 좋았던 첫사랑의 추억은 영원하고 두 번 다시
찾아오지 않는 청춘처럼 첫사랑의 감정 또한 그러하다.
인스턴트 같은 사랑
천박한 육욕에 치우친 사랑이 판을 치는 세상에
내게 아직 순수한 사랑에 대한 열정과 온기가 남아 있는가.,?
프링스 시인의 ‘네가 잠들었을 때’는 아름답지만 쓸쓸한 사랑
이야기이다. 피고지는 꽃처럼 뜨고지는 해처럼 사랑도 영원하질
않다. 그래서 더욱 간절하고 아름다운 것은 아닐까...
( 첨부한 사진은 인스타그램 펌 사진 )
Woongs
2020. 8. 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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