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4개 외식브랜드 성공신화, 백종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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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풀피리™ 작성일2009-09-10 20:31 조회1,958회 댓글0건관련링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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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의 정장은 조리복
백사장은 항상 조리복 차림이다. 사진을 찍기위해 셔츠나 정장이 없냐고 하자 "나는 조리복이 정장"이라고 한다. "밥장사를 하려면 자기 식당에 나오는 메뉴는 직접 만들 줄 알아야 한다는 것이 나의 소신입니다. 주방장에게 의존하면 나중에 문제가 생깁니다. 시간 날 때마다 주방에 들러 메뉴도 개발하고 만들고 해야 됩니다."
그는 바쁘다. 국내 뿐 아니라 중국·일본·미국에 지점을 내는 바람에 한달에 보름은 외국에 머무른다. 그렇지만 국내에 있을 때에는 책상 머리에 앉아 폼잡는게 아니라 주방에서 새로운 메뉴 개발에 한나절을 보내기 일쑤다.
농담 한마디가 밥장사의 길로
백사장이 밥장사를 하게된 건 우연이었다. 서울 강남구 논현동 골목에서 인테리어 사업을 하다 우연찮게 부동산 소개소에 들러 농반 진반으로 "어디 식당할만한 자리 없나요"라고 물은 것이 그의 인생항로를 180도 바뀌게 했다. 1993년초였다. "마침 좋은 데가 있다"라고 소개받은 곳이 바로 '대구 쌈밥 서울 분점'이었다.
매물 가격이 9000만원이었지만 수중에 있는 돈은 1000만원에 불과했다. 그래도 그는 과감히 내질렀다. 계약금 50만원을 치르고 지인들에게 손을 벌렸다. 그래서 모은 돈이 6000만원. 이 돈으로 겨우 가게를 인수해 밥장사의 길로 들어섰다.
그는 가게 이름을 '원조 쌈밥집'으로 바꾸고 하루 4시간만 자면서 쌈장 개발에 힘썼다. 원래 막장이던 쌈장을 볶기도 하고, 해물을 섞어 내기도 했다. 이것이 대박을 터뜨렸다.
한눈팔다 17억 빚만 져
너무 쉽게 성공한 탓일까. 백사장은 세상을 쉽게 봤다. 단골 한명이 "백사장은 사업을 해야할 운명"이라는 말에 속아 건축 사업에 뛰어들었다. 처음에는 잘나갔지만 외환위기가 터졌다. 쫄딱 망했다. 수중에는 단돈 10원이 없었고 대신 빚만 17억원이 남았다. 한눈판 댓가치고는 너무나 컸다.
친구들에게 맡겼던 '원조쌈밥집'이 있었지만 빚쟁이들이 "팔아서 빚 갚아라"고 아우성쳤다. 하지만 백사장은 "이것 밖에 없다. 내가 벌어서 꼭 갚겠다"며 사정사정한 끝에 겨우 승락을 받았다.
죽기살기로 쌈밥집에만 달렸다. 매일 새벽 전단지를 돌렸다. 자가용에 전단지를 꽂다 아파트 수위에게 뒤통수를 맞은 것도 여러 번이다. 백사장은 "지금도 수위만 보면 움찔 움찔하는데 10년전에 하도 뒤통수를 많이 맞았기 때문"이라며 너털웃음을 짓는다.
망한 브랜드는 원대포 뿐
이후 그는 한눈 팔지 않고 밥장사에만 매달렸다. 지금까지 14개 브랜드를 만들었고 매장만 전국에 200집이 된다. 재산이 얼마냐고 묻자 "새로운 브랜드를 만들기 위해 다 투자했다"며 밝히기를 꺼렸지만 국내외 직영점 종업원만 400여명에 이른다고 한다.
아무리 그가 '미다스의 손'이라고 하지만 '정말 모두 성공했을까'. '솔직히 털어놓으라'고 협박아닌 협박(?)을 했다. "원대포라고 있었어요. 1995년께 오픈한 등심집인데 컨셉이 너무 앞서는 바람에 망했죠. 등심을 먹기위해 왔는데 분위기는 껍데기집 같았으니…. 유일하게 망한 브랜드입니다."
별명은 '아이디어맨''변칙 요리사'
백사장은 '아이디어 뱅크'이다. 철저히 손님입장에서 아이디어를 찾는다. 요즈음도 일부러 장사 잘되는 식당에 가서 아쉬운 점이 무엇인지, 성공 비결이 무엇인지 를 찾아본다. '고추장 불고기는 왜 돼지고기로만 해야할까''낙지볶음에는 왜 소면만 넣을까' 등등이 바로 이렇게 얻은 아이디어였다.
최근에는 '생맥주 용기를 왜 외부에 보관할까. 차게 해서 보관하면 맥주맛이 더 좋을텐데'라는 생각을 사업으로 연결시켰다. '씨베리안 호프'가 그것이다. 영상 5도 이하의 냉장고에 맥주 용기를 넣어두고 따르도록 했다. '맛이 다르다'는 칭찬이 나온 것은 당연한 일이다.
또 2500원짜리 멸치 국수를 파는 '미정국수 0410'에는 식권자판기를 설치했다. "일본 라면집에나 있던 자판기를 국수집에 설치했더니 손님들이 신기해하면서도 재미있다며 들릅니다. 작은 아이디어가 식당의 승패를 좌우하죠."
성공키워드는 '인내'
백사장은 음식점을 내는 데 철칙이 하나 있다. 절대로 목이 좋은 곳에는 만들지 않는다. 백사장은 "목좋은 곳에서는 누구나 성공할 수 있지만 나쁜 곳은 정반대이다. 성공하기 쉽지않지만 그곳에서 대박을 터뜨린다면 어디를 가든 성공할 수 있다"고 힘주어 말한다.
그가 영동시장 먹자골목에 낸 음식점들을 보면 금방 알 수 있다. '미정국수'는 지하에 있고, '새마을식당'도 망하던 집이 있던 곳에 만들어 대박을 터뜨렸다.
이렇게 성공하기까지는 한가지 비결이 있다. 절대로 서두르지 말라는 것이다. 그는 짧게는 1년, 길게는 2년 정도 참으라고 조언한다. "식당을 하려는 사람은 거의 3개월 안에 승부를 볼려고 합니다. 이 조급합이 망하는 지름길입니다. 입소문이 날 때까지 기다려야 합니다. '패스트푸드'보다 '슬로푸드'가 몸에 좋은 것 아시죠?"
집 음식과 식당 음식은 다릅니다."
생뚱맞은 말을 하는 사람은 다름 아닌 백종원 사장이다. 그리곤 바로 제육볶음을 예로 든다. "집에서 제육볶음을 하려면 최소한 10분 이상 걸립니다. 식당에서 그 시간 걸리면 손님들 다 도망갑니다. 적어도 2~3분 만에 식탁에 올려야 하지요."
고기를 익히지도 않고 낸다는 말인가? 아니다. 잘 익혀서 낸단다. 대신 생고기를 볶는 게 아니란다. 많은 양의 돼지고기를 미리 양념을 해서 끓여 두는 것. 주문이 들어오면 덜어서 채소와 함께 바로 볶아내는 게 요령이다. 결국 이름은 제육'볶음'이지만 볶은 게 아니라 '끓임'인 셈이다.
음식점의 삼계탕은 유난히 국물이 걸쭉하고 인삼향이 강하다. 여기에도 맛내기 비결이 따로 있단다. 닭발을 8시간 이상 푹 고아 육수를 준비해둔다. 여기에 치킨파우더를 넣어 맛을 강하게 한다.
그리고 또 한 가지 추가. 바로 인삼차다. 그래야 진한 인삼향이 난다. 마지막으로 찹쌀가루를 물에 개어 풀어주면 뽀얗고 걸쭉한 국물이 된다고.
"엉터리란 말을 들을 수 있지만 이렇게 하지 않으면 주방이 돌아가질 않아요." 백 사장이 얼마 전 발간한 책 '백종원의 식당 조리 비책'엔 주로 이런 내용들이 담겨 있다. 식당에서 바로 써 먹을 수 있는 대용량 레시피와 더불어 후다닥 만들어내는 식당 음식의 노하우들이다.
예비창업자에게 들려주는 쪽집게 과외
백종원 사장은 식당을 하려면 "얼굴을 팔아라"고 조언한다. 자존심을 버리라는 말이다. '한때는 내가 누구였는데…'라는 생각에 어깨에 힘이들어 간다면 "차라리 식당문을 열지마라"고 말한다.
백 사장은 건축업으로 망한 후 17억원의 빚을 지고 다시 쌈밥집을 했을 때의 이야기를 들려줬다. "나는 매일 아침 간과 쓸개를 집에 놔두고 출근했다. 그리고 나에게 최면을 걸었다. 나는 사업하다가 망한 놈이다. 뭐가 부끄럽냐고. 그랬더니 손님들에게 진심으로 다가갈 수 있었다."
또 한가지는 "직접 경험해보라"는 것이다. 자기가 원하는 업종의 식당에서 아르바이트를 하든지, 아니면 대박집에 들러서 뭐가 잘되는 지를 파악하라고 한다. 그러면 분명히 실패를 줄일 수 있다는 것이 백사장의 설명이다.
기존 식당 주인을 위한 어드바이스
거창한 말 같지만 백종원 사장은 "전문화란 메뉴를 단순화, 특화시키는 것"이라고 잘라 말한다.
보통 식당을 보면 대부분 메뉴가 10여가지나 된다. 예전 같으면 1000원짜리 음식을 하나 팔 경우, 마진률이 높아 이것 저것 팔아도 식당을 경영하는데는 별 문제가 없었다.
하지만 현재는 음식점이 너무 많이 생겨 경쟁이 치열해 다메뉴로는 승부를 볼수 없다는 것이다. 경쟁이 치열하면 가격을 낮추게 되고 결국 이익도 줄어들게 된다. 이럴 때 주인들은 음식의 질을 떨어뜨려 수지를 맞추려고 한다는 것이다. 품질이 떨어지면 팔리지 않는 메뉴가 분명있을 것이고 그것은 고스란히 주인의 부담으로 남게돼 수익률은 더 떨어진다. '제살깎아 먹기식'의 악순환이 계속되면 결국 문을 닫을 수 밖에 없다는 것이다.
반대로 메뉴를 전문화할 경우, 재고가 남지 않게 되고 매일 좋은 재료로 좋은 음식을 낼 수 있다는 것이 백 사장의 설명이다.
백 사장은 '홍콩반점0410'을 예로 들었다. 중국집이지만 자장면을 팔지않고 짬뽕과 탕수육을 전문으로 파는 집이다. 사업 초창기 때는 하루에 5만원밖에 팔리지 않았지만 지금은 400만원 가량 판다.
백사장은 "짬뽕이라는 하나의 메뉴에 집중할수 있고, 짬뽕만을 위한 신선한 재료를 쓰며 무엇보다 주문과 동시에 즉석에서 조리할 수 있기 때문에 성공한 케이스"라고 밝혔다.
여기에다 여유자금을 갖고 시작하라고 한다. 백사장은 "보통 식당을 낼때 자금이 1억원이 든다고 하면 대부분의 사람들은 8000만원만 갖고 시작하는데 잘못된 생각이다"라고 잘라 말한다. 음식점도 제품을 만드는 사업과도 똑같다는 것이 백사장의 생각이다.
공장이 제대로 돌아갈 때까지 마케팅비·홍보비·인건비 등등이 필요한 것 처럼 식당도 자리잡을 때까지 돈이 들게 마련이라는 것이다. 오픈한 지 얼마되지 않은 식당이 문을 닫는 경우가 바로 이런 여유자금이 없기 때문이란다.
이외에도 백사장은 "주인 스스로 메뉴의 60%이상은 직접 만들수 있어야 한다" "어떤 컨셉으로 장사를 할지 미리 정하고 밀고 나가라"고 충고한다.
“대기업이 먼저 한식 세계화 나서야”
백종원 사장은 한식의 세계화에 대해서 방법이 잘못되었다고 일갈한다. 백사장은 "지금과 같이 국가가 나서서 할일이 아니라 대기업이 나서면 훨씬 더 효율적이고 빠른 시간에 한식의 세계화를 이룰 수 있다"고 주장했다.
특히 백사장은 "외국 브랜드를 수입하는 대기업이 나서야한다"고 말했다. 번 만큼 우리 것을 해외에 알리는 데 사용하라는 것이다.
백 사장은 "외국 브랜드를 들여와서 돈번 기업들이 수십군데가 있을 것이다"며 "각 기업마다 한가지 메뉴를 갖고 해외에 진출한다고 가정하면 수십개국에 이른다. 국내 마케팅에 쏟아부었던 만큼만 투자해봐라. 분명히 한식 세계화는 지금보다 더 빠르게 정착할 수 있다"고 열변을 토했다.
■ 백종원 더본 코리아 사장 프로필
* 1966년 9월. 충남 출생
* 1989년 2월. 연세대학교 사회복지학과 졸업
* 1993년 4월. 원조 쌈밥집 논현 본점 오픈
* 1994년 1월. ㈜더본 코리아 설립
* 2002년 5월. 본가 논현 본점 오픈
* 2002년 10월. 새마을식당 논현본점 오픈
* 2004년 9월. 해물떡찜0410 압구정 본점 오픈
* 2005년 3월. 중국 청도 더본 식품 유한공사 설립 (중국 소스 제조 공급 회사)
* 2005년 5월. 본가 중국 청도 복성호텔점 오픈
* 2006년 8월 홍콩반점0410 논현 본점 오픈
* 2006년 11월. 새마을식당 중국 상해 홍천루점 오픈
* 2007년 6월. ㈜해물떡찜0410 법인 설립
* 2008년 3월. ㈜더본 아메리카 설립
* 2009년 3월. 본가 미국 LA 다이아몬드바 점 오픈
* 2009년 3월. 홍콩반점0410 미국 LA 가주마켓점 오픈
이석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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