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웅이와 네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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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풀피리™ 작성일2015-12-12 14:41 조회1,707회 댓글0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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웅이와 네로..


오랜 싱글의 자유와 적막을 깨트린 주인공이 나타났다.
그 이름은 '네로' 이제 생후 5개월째 접어든 아기 고양이다.

이 녀석을 고양이 가게에서 처음 봤을 땐 아주 여리고 가냘퍼 보였다.
누군가를 경계하는 듯한 눈망울엔 눈꼽이 가득했고 몸의 무늬는 아기 호랑이를 연상케했다.
태생이 아메리카이고 선원들이 쥐를 잡는데 이용했다고 한다. (American Shorthair)
그래서인지 신체의 특징은 다리가 길고 매우 민첩하다.

어떤 날은 넓지 않은 아파트 거실에서 전 속력으로 달리다가 미끄러운
거실바닥에서 속도를 제어하질 못하고 꽈당 넘어진다. ㅎ

처음 고양이를 기르는지라 신기한 점이 많았다. 알려주지도 않았는데
고양이용 화장실에서 대소변을 가리고 응가의 흔적을 덮어서 감춘다.
아마도 냄새로 인해서 숙적에게 노출되지 않기 위한 본능적인 행동인 것 같았다.

네로(고양이)의 몸은 뜨겁다. 체온이 38~39 ℃이고 털에 덮여있는 동물이라서 체감 온도는
상당히 뜨겁게 느껴진다. 내 품에 안겨 있는 네로의 체온은 달아오른 여인?의 몸보다 더욱 핫하게 느껴진다고 할까..?ㅋ

이제 동거를 시작한 지가 보름 정도 되었지만 퇴근하고 집에 돌아오면 멍하고 슬픈 눈으로
한동안 응시하다가 어김없이 내 품에 안긴다. 고양이의 특성은 애완견처럼 애교가 많질 않지만..
나름 귀엽고 시크한 매력이 있다. 애완견은 주인을 복종해야 할 대상으로 생각하지만 고양이는
동등한 레벨의 개체로서 인간을 인식한다는 것이다. 그래서 고양이는 키우기가 쉽고도 어려운 동물이다.

오늘도 네로는 내 품에 안겨서 고양이 특유의 '그르르 그르르'소리를 낸다. 마치 고장난 핸드폰의
힘없는 울림같은 싫지 않은 떨림이 온몸으로 전해진다. 이 녀석은 나를 아빠 내지 엄마로 알고 있다.
으~허억~ ㅠ 때로는 귀찮지만 너무 사랑스러운 네로~!!

처음 고양이를 입양했을 때 교회 다니는 형님은 나보고 김집사라고 불렀다. 나는 그 말의 의미를 신앙의 길로
인도하려는 설교쯤으로 가볍게 흘러 넘겼다. 하지만 나는 집사의 의미가 교회집사가 아닌 고양이 하수인을
칭하는 집사라는 의미임을 뒤늦게 깨달았다. ㅋ 

 oh my go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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