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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름다운 그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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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풀피리™ 작성일2008-09-26 14:32 조회1,307회 댓글0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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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탈리아 화가 안젤로 모베리의 그림을 보다가 엉뚱한 그림에 눈이 갔습니다.
극사실주의풍으로 묘사된 수채화였는데 사람 체취가 느껴졌습니다. 두 달 전쯤 극사실주의에 대한
이야기를 써 볼까 하고 랠프 고잉스, 리차드 에스터의 그림을 본 적이 있는데 도시와 자동차, 병과
유리잔만 잔뜩 있어서 접어 놓은 적이 있었습니다. 그래서 더욱 반가웠는지도 모르겠습니다.
살아 있는 수채화가 중 최고라고 불리는 스티브 행크스 (Steve Hanks / 1949~)의 그림을 드려다
보겠습니다.




(모두 한 줄로! All in a row)




(모두 가버렸네! All gone away)

무슨 말이 필요하겠습니까? 이 그림을 보고 한 참 웃었습니다. 구성도 독특했지만 아이들 모두의
표정이 너무 사실적이어서 재미있었습니다. 어른들은 재미있었겠지만 아이들은 ----- ^^.
극사실주의나 포토리얼리즘 작가들이 그림을 그릴 때 사용한 것은 사진이었는데, 아마 행크스도
이 장면은 사진을 놓고 그리지 않았을까 싶습니다.









(문 앞에 서 있는 천사 Angel at the Gate)

축제에 참석하기 위해 천사 복장으로 분장한 모양입니다. 날개도 등뒤에 달고 한껏 멋을 냈습니다.
같이 가기로 한 친구가 안 나타나고 있습니다. 친구가 나타날 길을 보고 있지만 얼굴에는 약간의
초조함이 서려 있습니다.
행크스는 샌디에고에 있는 군인 집안에서 태어났습니다. 아버지는 2차 대전에 참전해서 많은 훈장을
받은 조종사였습니다. 1학년 때 선생님이 그의 부모에게 보낸 편지에 ‘스티브는 예술가입니다’ 라는
구절이 있는 것을 보면 일찍이 그림에 소질을 보였던 것 같습니다.









(시작 Beginning)

막 바이올린 연습을 시작했습니다. 악보에 눈을 맞추고 있는 아이의 옆 모습이 창을 통해 들어오는
빛과 어울려 눈부십니다. 저만 그런가요? 음악 소리 대신 나뭇잎에 바람 스치는 소리가 들립니다.
샌디에고 해변은 그의 주 놀이터였습니다. 특히 서핑을 좋아했는데 그의 많은 그림의 배경이 바다인
이유를 행크스 본인은 이렇게 말했습니다.
‘ -- 서핑은 내 그림에 많은 영향을 주었습니다. 내 작품에 자주 등장할 정도로 나는 바다에서 강한
느낌을 받았습니다. 바닷가를 따라가며 바다의 소리를 듣고, 바다의 풍경을 보고, 바닷물의 온도를
느꼈던 감정들을 그림 속에 묘사했습니다. ---‘
아이 때 경험이 중요한 것은 분명합니다.









(모래성 Drip Castle)
수채화가 가지고 있는 특징이 모두 녹아 있는 작품 아닐까 싶습니다. 여백과 붓의 터치가 조화를
이루어 사진 같은 장면으로 남았습니다. 모래성을 쌓은 것 같은데 뚝뚝 떨어지는 물 때문에
엉망이 되고 있지만 아이는 진지합니다. 저 진지함이 커서도 계속되었으면 -----.









(발 젖잖아! Getting her feet wet)

조금 위태롭게 보이기는 하지만 저 나이의 아이들에게는 정말 재미있는 놀이입니다. 아니, 어른인
저도 저렇게 물에 발을 담그고 있으면 재미있습니다.
발을 간질거리는 물결의 감촉이 생각나시는지요?
16살이 되던 해에 뉴멕시코로 이사를 가게 됩니다. 행크스가 좋아하던 바다와 친구를 볼 수 없다는
것에 크게 속이 상한 그는 문을 걸어 잠그고 방에 틀어박힙니다. 음악을 듣고 그림을 그리다가
그 해가 끝나갈 무렵 그는 화가가 되기로 결심합니다.
방문을 잠그고 들어가는 아들을 보면 소리를 꽥 지르곤 했는데 --- 생각을 좀 해 봐야겠습니다.









(자연의 아름다움 Nature’s beauty)

산과 물, 어린이 그리고 안정적인 화면의 구도가 합해져서 그림을 보는 사람들의 마음을 잠시
쉬게 하고 있습니다. 그림을 이리 저리 보다가 물 속의 돌을 봤습니다.
아, 저렇게도 묘사할 수 있구나----- 한숨이 나왔습니다.
고등학교를 졸업하고 미술 공부를 하고 싶었던 그가 부모를 설득할 수 있는 길은 돈 되는 상업미술을
하겠다고 조르는 것이었습니다. 그러나 그의 말을 보면 그는 애초에 상업미술이 무엇인지도 몰랐다고
합니다. 어쨌거나 캘리포니아 미술 공예대학교 (California College of Arts and Crafts)를 졸업합니다










(새로운 해안선 New shoreline)

물이 닿아서 흰 포말이 생기고 부서지는 곳이 해안선이라면 소녀의 발은 또 하나의 해안선이 되는
셈입니다. 그런데 이해하기 어려운 그림자가 있습니다. 구부린 그녀의 그림자와 관계없이 직선으로
뻗은 그림자는 무엇인가요? 발을 꼼지락거려서 만든 흙 물이 흐르는 걸까요?









(마음을 감추는 곳 Shelter for the heart)

한글 제목을 이렇게 저렇게 옮겨도 뭐하나 마음에 드는 것이 없습니다. 어른이 우산을 들고 있으면
마음을 감춘다는 말이 어울리겠지만, 비 오는 날 우산 들고 우산 위로 떨어지는 빗방울 소리와 우산
끝을 타고 떨어 지는 빗방울을 바라보는 것이 즐거웠던 아이 때를 생각하면 이 것도 마음에 들지
않습니다. 그의 그림 중에서 오랜만에 소리가 들리는 그림이었습니다.









(바닷물에 비춰보다 Reflecting the tide)




(세상 속에서 자신을 찾아 보다 Finding yourself in the world)

끝없이 흔들리는 물결의 끝에서 자신을 비춰보고 있습니다. 그녀는 정지되어 있지만 그녀의 모습을
담은 바닷물은 끝없이 움직입니다. 그렇다면 그녀는 정지되어 있는 것일까요, 흐르는 것일까요.
대학을 졸업한 행크스가 얻은 일은 캠프장의 관리인이었습니다. 월급은 쥐꼬리만 했지만 거주 비용이
들지 않았고 무엇보다도 겨울철은 온전히 자신의 시간으로 활용할 수 있었습니다. 그가 그림에 몰두할
기회가 온 것이죠.









(멈추지 않을 거야 Moving on)

긴 사색과 자신을 돌아 보는 것이 끝난 모양입니다. 바닷바람에 날리는 머리와 옷자락 그리고 굳게
다문 입술을 보면 이제 흔들림을 잠재운 모양입니다. 그러나 아직도 물 위를 걷는 것이 걱정입니다.
하긴 세상의 모든 것들이 이 악문다고 해결될까요? 만약 그렇다면 이가 하나도 남지 않아도 좋으니까
이 악물고 살고 싶습니다.
아내 로라와의 사이에서 행크스는 세 명의 아이를 갖게 되는데 아이들이 그에게 많은 영감을 주었던
모양입니다. 이 때부터 따듯한 가족의 모습들이 그림에 추가됩니다.









(내리는 빗 속에서의 기다림 Waiting in the rain)

비가 제법 내렸던 모양입니다. 이제는 비가 좀 멈추는 것 같습니다. 비구름은 오른쪽 산등성이를
타고 올라가는 중입니다. 휘어져 있는 철길을 따라 와야 할 사람은 방금 지나간 기차로도 오지
않았습니다. 어떻게 해야 하나 --- 우산 속의 고개를 숙인 여인의 머리가 복잡합니다.









(내리는 빗 속에서의 떠남 Leaving in the rain)

철길 끝으로 기차가 불을 밝히고 들어오고 있습니다. 차림으로 봐서 아주 이 곳을 떠나는 것
같습니다. 떨어지는 비는 텅 빈 플랫폼과 여인의 가방들을 적시고 마음도 적시고 있습니다.
여인이 얼마만큼 많은 철길 밑의 침목 수를 세어야지 그녀가 가고 싶은 곳을 갈 수 있을지
저는 알 수 없지만, 그러나 세상이 눈물겹지만은 않다고 말해주고 싶습니다









(돌보아 주는 사람 Someone to watch over)

행크스는 여인의 모습에 많은 관심을 가졌습니다. 그는 여인들의 모습을 그리는 것이 가장 어려웠지만
그 속에서 신비함과 힘을 보았다고 했습니다. 그런 그의 노력이 그의 작품에 녹아 들어가면서
사람들은 그의 작품에서 로맨틱하고 환상적인 분위기를 보게 됩니다. 그 스스로도 그의 작풍을
감성적인 사실주의 (Emotional realism)이라고 하고 있습니다.









(마음은 젊어 Young at heart)

스티브 행크스는 우리나이로 60세입니다.
하루 14시간 작업에 몰두하는데 ‘한 번 시작하면 멈출 수 없다’라는 것이 그의 말입니다.
앞으로도 그의 작품은 계속될 것이고, 10년쯤 후에 다시 그의 새로운 작품 이야기를 쓸 수 있으면
좋겠습니다.
좀 다른 이야기이지만 그가 그린 여인들의 누드를 보고 있으면 탄성이 나옵니다. ‘19금’이라는
조건이 지켜지면 올리고 싶은 작품들이 많은데 ---- 참느라고 허벅지가 다 아팠습니다.













[출처] 스티브 행크스 - 감성적 사실주의 |작성자 레스까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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