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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구에게 쓰는 편지...野木詩人/정치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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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정치훈 작성일2004-08-30 10:57 조회1,485회 댓글1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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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구에게 쓰는 편지...野木/정치훈

친구야!
우리 나직나직 소곤대며
해묵은 된장처럼
구수한 삶을 영글어 내자.
인생이란 어차피 일기예보 같아서
공평치 않다 해도
모두 똑같이 발을 맞춰 갈 필요는 없지 않나
서둘러 간다고 반겨 줄 그 누구 없으니
차례대로 정해진 여정이라면
먼 길도 달려보고 강산도 돌아보고
구름처럼 바람처럼 비처럼 살며가자.
인생이란 다 그런 거
지금이 불행하다는 것은
차일 필 행복해질 시작의 초석이니
초롱초롱 내리쬐는 봄볕 아래서
아지랑이 오밀조밀한 설렘 더불어
뙤약볕 냇물과 살을 비비고
쓸쓸한 섬들이 모인 바닷가에서
기타 치며 노래하던 빛바랜 기억마저도
뭉텅뭉텅 떠올리며
가능한 마음 비우고 살아가자.
친구야! 우린
그리운 이름들을 잊지 않기 위해
입술이 부르트도록 친구를 외워낸다.
기꺼이 가녀린 삶에 순응하고
각별히 펄펄뛰는 안부를 물으며
후회 없는 길을 걷자.
또 우리가 알지 못하는 가난한 사람에게
빵과 따뜻한 차 한 잔과
격려의 마음을 배려하면서
보람 있는 삶을 살자.
그리하여 외로운 밤바람 펄럭펄럭 부딪고
아늑한 피안에 올라 설렁설렁
인생의 가을을 맞이하자.

2004, 8, 13


댓글목록

woongs님의 댓글

woongs 작성일

  치훈님~ 의미있는 좋은 시 감사합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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