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 산
詩, 李 根 大
비 내리는 오솔길을 걸었습니다 그대의 손을 잡고 두 개의 몸이 서로의 오솔길을 갔습니다 우산 속에서 우리는 사랑노래가 되었고 빗방울은 우리에게 음표로 내렸습니다 그대와 나, 그리고 빗방울 이렇게 셋이서 행복한 오솔길을 만들었습니다 제법 바람이 불어와 노래가 젖고, 옷자락이 젖었지만 사랑은 서로가 서로에게 스며들어가는 것이라고 물방울이 귀뜸을 해주었습니다 그대 몸 속을 걸으면 향기로운 애벌레가 내 몸을 더듬거렸습니다 그대는 나에게 나는 그대에게 음표로 살겠다고 비 내리는 오솔길을 갔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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